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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바위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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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十月)에는태호(太湖)에서 춘란(春蘭)을 보아야겠다. 시월(十月)에는 태호(太湖)에서 춘란(春蘭)을 보아야겠다. Thomasflood. 2020年 6月 16日 作. 시월(十月)에는 태호(太湖)에서 춘란(春蘭)을 보아야겠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강소성(江蘇省)의 다른 모든 꽃들이 죄다 보기가 싫었다. 사천성(四川省)이나 윈난성(雲南省)에서 피어나야 할 시원, 시원한 백화소심(白花素心)을 민물 내음이 물씬 풍기는 이 세상 가장 큰 물가에서, 꼭 가을에 피어나는 모습으로만 보고 싶었다. 들여다 본 지도(地圖) 속은 미지(未知)의 세계였다. 비행기(飛行機) 표값을 지불하고 여권(旅券)을 발급 받는 일은 석양(夕陽) 이 내리는 시기(時期)에 황해상(黃海上)에 인접한 고풍스러운 고딕(Gothic) 양식(樣式) 으로 새로 지어진 크고 미려(美麗)한 건축물 안에서 ..
시월(十月)에 피는 춘란(春蘭) 시월(十月)에 피는 춘란(春蘭) 시월에 피어난 황룡금(黃龍金)꽃이 겨울동안 자취를 감췄다. 새로 구입한 양란은 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아무런 향이 없어 어딘가 서운했다. 화려한 외양에 보기는 아름답지만 향이 없는 꽃이란 것은 어딘가 서늘한 기분을 간혹 선물하곤 한다. 지난 시월에 서재에 피어난 철골(鐵骨)과 용암(鎔巖)은 백화(白花) 소심(素心)인지라 그 해 가을에 유난히도 싱그러운 향기를 내 방 가득히 풍겨주었다. 동양란의 꽃향기란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기분을 선물하곤 한다. 지난 7월에는 고운 수반위에 고생하여 올려둔 이름난 수석에 가득 자라난 파릇한 소엽 풍란들이 내 서재 가득히 매우 진한 초콜릿 향기를 채워주기도 했었다. 나름대로 추천해 주신 분께서 화려한 호접란(胡蝶蘭)과 진한 붉은빛의 만천홍(滿天..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제 - 연인(아내를)을 위한 기도 사실 그대에게 내가 그 때 꼭 해 주고싶었던 일들 모두 부치지 못한 편지로나마 전하고자 합니다. 언제나 나의 마음 안에 그저 막연한 마음으로만 있던 진심을 전하려 더이상은 마음만이 아닌 것으로 전해주려 합니다. 가만히 안아주기, 가만히 손 잡아주기, 가만히 옆에 있어주기, 가만히 위로해주기, 가만히 힘을 실어주기, 가만히 응원해주기, 감정 가라앉히고 오히려 다독여주기, 내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서 그렇게 해 주어야 하는 것, 어떻게든 응원이 될 장점을 찾아주기, 그대와 함께해야 할 그 모든 시간 동안, 나는 절대로 울거나 화내거나, 그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포기하지 않기, 그저 가만히 그대의 손을 잡아주기, 가만히 인내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가까이 혹은 멀리 가까이 혹은 멀리 Thomasflood 2021년 3월 24일 가까이 혹은 멀리 망망한 대양의 수평선과 발등에 속삭이는 파도의 흰 포말 가까이 혹은 멀리 해가 떠오르기 직전에는 온통 허연색으로 번들거리더니 해가 떠오른 직후에는 도리어 그림자들이 짙어지는 바다였다. 박명이 걷혀진 뜨거운 바다의 끄트머리에 가장 검붉은 빛으로 타오르는 가녀린 실선의 가닥 끝에 고깃배 몇 척이 힘겹게 몸을 싣고 점점이 떠다닐 때에 전설을 가리어둔 베일 같은 어둠은 마침내 물러났다. 그리고 바다는 또 다시 가까이 혹은 멀리
Goodnight My Dear Goodnight My Dear 슬픔의 바위사막 외전 제 16편(Abduction of the “Rock desert of sorrow” part. 16) 밤은 고요한 태평양의 수면 아래 태고의 시간이라는 물결을 헤집고 내려온 어슴푸레한 햇살의 화석이다. 해수면상의 파도가 남긴 물결무늬조차도 무의미한 그 가장 오래된 화석의 빗살무늬 같은 시간에 빗살무늬를 이루고 있는 가장 고운 입자 같은 너를 사모한다. 바닷물처럼 어슴푸레한, 너라는 시간의 지층을 파내려가다, 파내려가다 곡괭이처럼, 혹은 고고학자의 솔질처럼 너의 편린을 더듬어가던 어설프고 서투르며 거칠기까지 한, 별빛이 쏟아지는 고요한 마당에 울려퍼지는, 거칠고 조급한 마음으로 가득한 발자욱 소리같은 나의 사유 조차도 물푸레나무 가지가 두레박에 담긴 그..
시월(十月)에 피는 춘란(春蘭) 시월(十月)에 피는 춘란(春蘭) 시월에 피어난 황룡금(黃龍金)꽃이 겨울동안 자취를 감췄다. 새로 구입한 양란은 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아무런 향이 없어 어딘가 서운했다. 화려한 외양에 보기는 아름답지만 향이 없는 꽃이란 것은 어딘가 서늘한 기분을 간혹 선물하곤 한다. 지난 시월에 서재에 피어난 철골(鐵骨)과 용암(鎔巖)은 백화(白花) 소심(素心)인지라 그 해 가을에 유난히도 싱그러운 향기를 내 방 가득히 풍겨주었다. 동양란의 꽃향기란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기분을 선물하곤 한다. 지난 7월에는 고운 수반위에 고생하여 올려둔 이름난 수석에 가득 자라난 파릇한 소엽 풍란들이 내 서재 가득히 매우 진한 초콜릿 향기를 채워주기도 했었다. 나름대로 추천해 주신 분께서 화려한 호접란(胡蝶蘭)과 진한 붉은빛의 만천홍(滿天..
잔인한 시 잔인한 시 아픔은 잊혀지는 것만이 오로지 약이랍니다. 아픔은 사라지는 것만이 오로지 약이라 합니다. 아픔은 도려내는 것만이 오로지 약이 될 수 있을 뿐이랍니다. 아픔은 견디고 인내하고 치유하고 사라지면 오로지 잊는 것만이 유일한 약이며 치유라 합니다.
가을에 피어나는 꽃 - 라이브 작시 수정본 (원제 코스모스) 가을에 피어나는 꽃 코스모스 피어나는 길가에 들 숨 한 숨 깊게 들이쉬 고 피곤도 냉화도 속앓이도 울화도 날숨과 함께 가을 하늘로 날려 보낸 뒤, 나는 봄부터 가을까지의 길었던 여정을 눈꽃이 내려앉은 겨울 나뭇가지의 코앞까지 미리 내달려와 가만히 되돌이켜 보았다. 가을에는 특별한 신비와 힘이 살아있다. 그것은 뜨거웠던 여름이라는 계절이 치열한 투쟁과 삶으로써 품은 모든 열정들을 비로소 결실을 맺고, 마침내 축복이 서린 휴식같은 죽음, 그동안의 모든 노고가 마짐내 사망하는 차가운 흰 겨울의 사이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그 휴식같은 죽음의 이전에 단 한 번만 존재하는 아름다운 축제, 혹은 연회와 같은 축복이 가지는 마력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결실과 죽음의 사이에 존재하는 단 한 번의 축제,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