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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바위 사막

약속에 대한 신념(Faith in one's promise)

약속에 대한 신념(Faith in one's promise)

슬픔의 바위 사막 외전 제 4(Abduction of the “Rock desert of sorrow” part. 4)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아무리 더럽혀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라는 것이 있다고

짓밟고 더럽혀진다고 해도 100달러 지폐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그 지폐를 발로 밟고 구기고 더럽히고 욕을 해놓고서

그 지폐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볼 것을 반복해서 요구했다.

 

나는 그것을 허울 좋은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약속에 대한 니체의 허황된 신념과도 비슷하다.

 

니체는 말했다.

행위에 대한 약속만이 지켜지는 약속이라고

이를테면 회사에 출근하는 어떤 구속력을 가지는

정해진 시간에 대한 약속 같은 것들 말이다.

 

이야기를 앞으로 돌려서

아마도 100달러 지폐라면

좀 구겨졌든 짓밟혔든 욕을 좀 먹었든

어쨌든 그 지폐를 사용 할 수 만 있다면

언제나 똑같은 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그 지폐를 욕심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어떤 사람의 이미지의 문제에 대입해서 생각해보자

어떤 집단 내에서

어떤 사람의 이미지가 위와 같이 더럽혀졌다면

그 사람은 계속해서 그 집단에 속할 수 있을까?

 

대인관계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사람의 행동을 실제로 구속하는 힘을 발휘하는 유일한 마법의 키워드는

그 사람의 감정이다.

 

감정의 문제 앞에서는

사실상 그 어떤 양보도 있을 수 없고

그 어떤 기적도 발휘되지 않으며

그 어떤 믿음도 성립되지 않는다.

 

물론 법이라던가 사회 공권력이나 자연재해나 교통사고등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요소들도 있지만 그것은 사람의 의지와는 관계가 없는 부분이니 배제하자

그리고 이러한 불가항력적인 요소들 역시도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 어떨 때는 극복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첫 번째 원인은 그 사람의 감정이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이미지가 조금 더럽혀진 정도는 신경 쓸 거리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한 상태라면 대단히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 될 테고

상대에게서 배신을 당한 상태라면 아마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 것이다.

 

출근시간의 약속이란 어째서 잘 지켜지는가?

물론 회사라는 곳에서 월급이라는 구속력을 발휘하는 것도 있지만

그 사람의 감정이 그것을 중요한 값어치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보다 더 중요한 다른 일이 생긴다면(가족이나 친지의 사고 등)

그 사람은 월급이라는 구속력 보다는

자신의 보다 중요한 사람을 먼저 챙기게 될 것이다.

결국 니체의 신념은 허황된 것이다.

사람을 구속하는 가장 강력한 구속력은

바로 사람의 감정에 있는 것이니까

 

때문에 나는 저 100달러 지폐의 이야기를 굉장히 혐오한다.

사람을 돈의 노예로 만드는 모든 이야기들을 혐오한다.

그 작자의 면상 앞에 가래침을 뱉은 100달러 지폐를

이마에서부터 턱 끝까지 얼굴 전체에 대고 한 번 문질러 주었을 때

그 작자가 나에게 화를 내지 않고 그 지폐를 가진다면

그자에게 100달러 지폐를 주면 되는 것일까?

 

그렇게 해서라도 나에게서 100 달러 지폐를 받고 싶은 사람 있다면

서두에 써진 연락처로 연락을 주기를 바란다.

친절하게 지금 알려주겠다.

김선홍 010-2656-7253

비슷한 값어치를 가지는 만 원권 지폐를 열 장 준비하겠다.

 

이야기를 다시 약속으로 돌려서

우리의 부모님들은 서로에게 평생 함께 살 것을 약속하였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들 계신다.

 

꿈을 이루겠다는 신념을 약속한 사람은

그 신념을 지켜내기 위해 실제로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떠나서

신념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던 과정들은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써

그 사람과 주변인들의 가슴에 남는다.

 

진실한 사랑에 대한 약속도 마찬가지

바로 이 진실한 사랑에 대한 약속이 발전해서

부부관계가 되었을 때

남편이나 아내는

직장과 배우자중에서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

 

물론 사람이 살아가려면 직장을 선택하게 되겠지만

몇 번 정도는 배우자를 선택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다급한 순간이라면 말이다.

그 다급한 순간이 평생이 된다면

인생을 희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해서 나는 저 100달러 지폐의 이야기도

니체의 약속에 대한 신념도

모두 허황된 이야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