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night My Dear
슬픔의 바위사막 외전 제 16편(Abduction of the “Rock desert of sorrow” part. 16)
밤은 고요한 태평양의 수면 아래
태고의 시간이라는 물결을 헤집고 내려온
어슴푸레한 햇살의 화석이다.
해수면상의 파도가 남긴 물결무늬조차도 무의미한
그 가장 오래된 화석의 빗살무늬 같은 시간에
빗살무늬를 이루고 있는 가장 고운 입자 같은 너를 사모한다.
바닷물처럼 어슴푸레한, 너라는 시간의 지층을 파내려가다, 파내려가다
곡괭이처럼, 혹은 고고학자의 솔질처럼 너의 편린을 더듬어가던
어설프고 서투르며 거칠기까지 한,
별빛이 쏟아지는 마당을 쓸어내는 빗자루 같은 사유조차도
물푸레나무 가지가 두레박에 담긴 그 빛깔보다도 더 푸르른
남반구의 바닷물보다 더 투명한 너라는 전설로 말미암아
차츰 차츰 쪽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너의 뺨의 살결을 간질이는 나의 얼굴에 난 검은 터럭 같은 이 밤이 싫어
너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나의 심장의 고동소리 같은 이 밤이 싫어
너의 안면을 방해하는 연애편지 같은, 나의 사모로 이루어진 이 밤이
나는 정말로 싫어
내 심장 고동소리가 없는 좋은 꿈을 꾸어줘
제발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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