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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

문학 비평 두번째 시간 - 한여름 밤의 꿈은 과연 희극인가 (일부 내용 수정 후 재작성)





문학 비평 두번째 시간

한여름 밤의 꿈은 과연 희극인가

 

 

 

 

흔히들 셰익스피어의 사대 비극과 오대 희극을 거론한다.

사대비극은 햄릿, 오셸로, 리어왕, 맥베드를 지칭하는 말이고

오대 희극은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십이야, 헛소동,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구분되며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적 결말 속에 희극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 따로 희비극으로 구분된다.

 

본인은 오늘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작품이 과연 희극에 속할 수 있는지 비평해보고자 한다.

 

줄거리

 

테세우스가 히폴리타와의 결혼식을 나흘 앞에 두고 그 시간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으로 극은 시작된다.

아테네의 젊은 연인 허미아와 라이샌더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나

허미아의 아버지는 그녀가 드미트리우스라는 젊은이와 결혼하기를 강요한다.

공작 테세우스의 앞에서 그들은 아버지 이지우스와 드미트리우스와 함께 자신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천명하고 자신들의 결혼을 허락해 줄 것을 간청하지만 이는 묵살 당한다.

원래 드미트리우스와 사랑하던 사이였던 헬레나는 변심한 드미트리우스 때문에 상심에 빠져 있다.

아테네 법에 따라 아버지의 강요를 따를 수밖에 없자 허미아와 라이샌더는 도망을 가기로 한다.

도망치는 와중에 허미아는 자신을 질투하는 헬레나에게 자신들은 떠날것이니 남아서 드미트리우스와 잘 해보라는 말을 남긴다.

헬레나는 그 이야기를 자신이 사랑하는 드미트리우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도구로써 이야기 하게 되고 드미트리우스는 숲으로 떠난 두 사람을 쫒아가고 헬레나 역시 뒤를 따른다.

그들과 뒤따라온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가 한밤중에 아테네 근처의 숲에서 밤을 맞이하는데

이 숲은 요정 왕의 마법 숲이었다.

 

요정의 왕 오베른은 인도에서 건너온 소년을 자신의 몸종으로 두고 싶어 하고 그의 아내인 티타니아가 이를 거부하자 그것에 앙심을 품게 된다.

결국 요정 여왕과 불화에 빠진 오베론 왕이 여왕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준비한 마법의 묘약을 이용한다.

이 마법의 묘약은 잠자는 사이 눈에 넣으면 잠에서 깨어 처음 본 것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것으로 큐피트가 쏜 화살이 목표에 맞지 못하고 떨어진 것이 팬지 꽃잎에 맞아 마법의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여왕은 이 마법에 걸려 퍼크가 장난삼아 당나귀 머리를 둔갑을 시킨 천한 아테네 직공을 열렬히 사랑하게 된다.

잠시 뒤 오베론 왕은 여왕이 바틈이라는 광대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동안 로빈이라는 인도 소년을 꾀어내 얻은 뒤 그녀의 마법을 풀어준다.

이 와중에 퍼크는 드미트리우스에게 사용해야 할 마법의 묘약을 라이샌더에게 사용하게 되고 라이샌더는 헬레나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드미트리우스는 라이샌더를 경멸하게 되고 라이샌더에게 고백을 받은 헬레나는 자신이 조롱을 당한다고 느끼게 되며 허미아는 연인의 변심으로 인하여 지독한 심적 고통을 겪게 된다.

오베론은 자신의 실수로 인하여 혼란에 빠진 아테네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번 이 묘약을 사용하여 드미트리우스가 예전처럼 헬레나를 사랑하게 함으로써

복잡하게 얽힌 그들의 사랑의 갈등이 해결된다.

 

아테네의 공작 테세우스는 히폴리타와의 결혼식에서 이 두 쌍의 연인과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이들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바텀 일행의 우스꽝스런 공연이 펼쳐진다.

<피라무스와 티스비>라는 이 극중극은 고대 신화이야기로 부모의 반대로 도망을 가다 죽음을 맞이하는

불쌍한 연인의 비극적 이야기이다. 흔히《로미오와 줄리엣》스토리의 원형으로 여겨진다.

세 쌍의 신혼부부가 초야를 치르러 잠자리에 든 뒤 요정들이 나타나

이 세 쌍의 부부의 백년해로와 다산을 기원해 준다.

 

이상은 본인이 작품을 읽고 간추린 이야기 이다.

수많은 문인들이 이 작품을 희극의 영역에 집어넣고 있는데 필자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앞서서

서사의 구성에 있어서 필연성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우선 짚어야만 하겠다.

서사에는 우연이 등장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필연이다.

어떤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서 필요한 논리적 흐름에 따른 모든 사건의 난입은

사전에 복선을 통하여 독자 혹은 관객이 그것을 인지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우연을 통해서 극을 풀어나갈 때 그것을 드라마라고 한다.

 

한여름 밤의 꿈은 당연히 드라마가 아니며 엄연히 서사의 기법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왜 하필 아테네인가?

아테네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극의 후반부에 테세우스와 히폴리테가 등장할 수 있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분명히 히폴리테라고 명시되어 있기에 필자는 이 여인을 히폴리테라고 지칭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극의 후반부에 테세우스와 히폴리테를 난입시키기 위해서 시대적 배경이 아테네가 된 것이다.

 

테세우스는 극중에서는 공작이지만 그리스 신화에서는 왕자이자 영웅이었으며 또한 군주였다.

 

테세우스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면 먼저 그리스 신화속의 미노타우르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해야한다.

 

미노타우로스는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에가 황소의 씨를 받아 낳은 괴물이다.

문제의 황소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에게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보내준 것이었다.

미노스 왕은 포세이돈에게 자신의 왕권을 확고히 해줄 증거로 훌륭한 황소를 보내달라고 기원했다.

그러면 자신은 그 황소를 신들에게 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포세이돈은 세상에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황소를 보내주었고 신의 선물을 받은 미노스는 왕위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 황소를 제물로 바칠 때가 되자 미노스는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황소가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제물을 바치고 황소는 자신이 차지해버렸다.

약속을 어겼으니 당연히 신의 응징이 내렸다. 포세이돈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부탁해서,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에게 말도 안 되는 열정을 불어넣게 한다. 즉 인간인 파시파에가 그 황소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파시파에는 자신의 사랑을 이루고 싶은 열망을 금치 못하고 천재 발명가 다이달로스에게 비방을 물었고

다이달로스는 암소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었고 파시파에가 그 안에 들어가 황소와 관계를 맺게 된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머리는 황소, 몸은 인간인 미노타우로스이다.

하지만 미노스는 아내를 벌할 수도 없었고 미노타우로스를 죽일 수도 없었다.

아내가 부정을 저지르긴 했으나 원인을 캐 들어가면 황소를 신에게 바치지 않은 자신의 죄가 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죄와 아내의 부정을 증거 하는 괴물을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 둘 수도 없었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킨 다이달로스에게 명하여 만든 미궁 라비린토스에 가둔 것이다.

그러고는 오히려 약소국에게서 받아온 인신공물을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삼기까지 했다.

 

아테네 역시 인신공물을 바칠 수밖에 없었고

젊은 왕자 테세우스는 자신의 조국의 백성들이 희생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기 위해 스스로 인신공물이 되어 크레타로 떠나게 된다.

그는 떠나기 전 부왕 아이게우스와 약속하기를 내가 살아있으면 흰 돛을 달고 되돌아올 것이요

죽었으면 검은 돛을 달고 되돌아오리라고 약속하고 배를 타고 크레타섬에 도착한다.

 

한편 크레타의 미노스왕에게는 미노타우르스 외의 또 다른 자녀가 있었는데

미노타우르스의 여동생 아리아드네 공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석고 소묘를 그릴 때 환상적인 난해함으로 미술학도를 절망케 하는 조각상 아리아스가 바로 그 아리아드네 공주인데

이 아리아스의 미소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다루도록 하겠다.

 

아리아드네 공주는 테세우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졌으며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에게 자신이 그녀의 오빠인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치고 함께 아테네로 돌아가 자신의 반려로 맞을 것을 약속한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미궁에서 길을 잃을 것을 염려하여 라비린토스를 만든 다이달로스를 찾아가 방도를 물었고

그에게서 실타래 한 뭉치와 검을 받아 돌아와 테세우스에게 전한다.

길을 잃지 말고 실자락을 따라서 되돌아 나오라고 한 것이다.

그 유명한 아리아드네의 실자락이 바로 이것이다.

테세우스는 그 실자락을 미궁 입구에 묶어두고서 미노타우로스를 찾아 미궁에 진입한다.

라비린토스는 입체미로가 아닌 평면 구조의 미로이며 아리아드네는 첨탑 꼭대기 자신의 방에서

연인인 테세우스가 오빠인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치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희미한 미소를 짓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조각상 아리아스의 미소이다.

기쁨과 슬픔이 공조하는

웃는 듯 웃지 않는 듯 희미한 미소

혹자는 테세우스의 배신을 암시하는 미소라고도하는 그 신비한 미소는 대리석 조각으로 거듭나

수많은 미대입시생들을 좌절로 몰아넣고 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그녀의 동생 파에드라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과 함께 아테네로 떠난다.

그리고 여행의 도중 낙소스 섬에 잠깐 들렀다가 그곳에 아리아드네를 버려두고 홀로 아테네로 떠난다.

그가 아리아드네를 버린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낙소스 섬은 주신 바커스의 섬이었고 아리아드네에게 반한 바커스가 농간을 부린 것은 아닌지 필자는 의심하고 있다.

 다른 출전에서는 바커스가 아닌 디오니소스라고도 하는데 필자가 접한 책에서는 바커스로 표기되어 있었다.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는 바커스의 아내가 되고 죽은 뒤 바커스에 의해 밤하늘에 올라 왕관자리라고 하는 별자리가 된다.

한편 아테네로 돌아오던 테세우스는 검은 돛을 흰 돛으로 바꾸어 다는 것을 잊어버렸고

부왕인 아이게우스는 검은 돛을 보고 절망하여 바다에 뛰어들어 죽게 된다.

이 바다를 에게 해 라고 부른다.

왕이 된 테세우스는 여인왕국 아마존을 정복하여 아테네를 안정시키고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를 아내로 맞아들여 아들 히폴리토스를 낳게 된다.

그러나 후일 아마존이 아테네를 공격해 들어올때 차마 아내의 국민인 아마존 여전사들을 공격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게 되고 히폴리테는 그런 테세우스를 대신하여 자신의 동족들을 설득하러 나섰다가

그녀를 배신자로 낙인찍은 동족들의 손에 죽게 된다.

이후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동생 파에드라와 결혼하지만 파에드라는

테세우스의 아들 히폴리토스에게 추파를 던지고 히폴리토스가 이를 거절하자 그를 음해하는 글을 남기고 자살한다.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범하려했다는 거짓말을...

그리고 테세우스는 파에드라의 거짓말에 속아 자신의 아들 히폴리토스 마져 죽이고 만다.

그 뒤의 이야기들은 중요치 않으니 생략한다.

 

 

이야기가 좀 길었는데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테세우스와 히폴리테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 제반지식들이 필요하다.

 

테세우스는 사랑을 배신한 배신자이다.

뿐만아니라 히폴리테와의 결합은 결코 영원할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게다가 히폴리테 자신조차도 아마존을 배신한 배신자이다

배신자들끼리의 영원할 수 없는 하룻밤의 짧은 꿈과 같은 사랑...

 

다시 말해서 세 쌍의 합동결혼식은 이미 그 자체로 거대한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

피라무스와 피스비라는 축하공연도 비극적인 이야기이고 갑자기 난입된 테세우스와 히폴리테는 전형적인 배덕과 비극의 상징인 것이다.

 

게다가 극중에 묘사된 요정왕의 성품은 어떤가?

자신의 아내에게 사랑의 묘약을 가지고 저주를 내릴 만큼 잔인하다.

 

극이 쓰여지던 당시의 시대에 그 시대를 살던 대중들이 가지고 있던 요정에 대한 이미지는 현대와는 완전히 그 성향이 다르다.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 머리카락을 훔친자 에서도 마찬가지 이고

당시에 대중들이 가지고 있던 요정에 대한 관념은 선악을 종잡을 수 없는 지독하리만치 장난스럽고 괴팍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들인 데다가 그들의 장난에 휘말리면 일생을 날려먹기 십상인 위험한 존재들이었다.

당시의 대중들에게 요정이란 절대 친숙하지 않은 숲속에 사는 마녀의 이미지와 비슷한 위험한 이미지와 우스꽝스러운 광대의 이미지가 오버랩된 복합적인 이미지였다.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요정들도 마찬가지 이다.

사랑의 묘약으로 사람들의 사랑이라고 하는 감정을 자신들 마음대로 농단하고

결혼식 축하공연으로 사랑 때문에 죽은 비극적인 연인의 이야기를 내놓는 존재인 것이다.

심지어 그 사랑의 묘약은 그 마법을 푸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극중에서 허미아와 라이샌더는 허미아의 아버지의 마음을 되돌리지도 못했고

드미트리우스에게 걸린 사랑의 마법은 절대 영원불멸하지 않다.

그냥 요정왕의 그날 기분이 어떤가에 따라 얼마든지 풀릴 수도 있는 하찮은 마법이다.

 

그들과 함께 결혼식을 올린 테세우스와 히폴리테는 배신과 배덕 그리고 비극을 암시한다.

 

왜 하필 제목이 한여름 밤의 꿈인가?

영원한 사랑을 암시할 수 있는 다른 좋은 제목 다 제쳐두고 왜 하필이면 고작 하룻밤의 꿈이 제목인가?

요정의 장난질만큼이나 변덕스럽게 그리고 비극적으로 변해갈 그들의 미래와 운명을 제목이 암시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초야를 치루던날

행복과 다산을 기원하며 그들을 축복해준 요정들은

과연 영원히 그들을 축복할 것인가?

그들은 과연 요정왕의 숲에 계속 머무를 수 있을까?

허미아와 라이샌더가 다시 아테네로 돌아가게 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필자는 사대 비극과 오대 희극이 아니라

오대 비극과 사대 희극으로 바꾸어 불러야한다고 생각한다.

 

한여름밤의 꿈에서

남녀의 결합과 결혼은 축복이 아닌 배덕과 비극이다.

희극적 결말 속에 거대한 비극을 숨겨둔 것이다.

 

당시 대중들이 요정에 대해 가지고 있던 관념과 테세우스와 히폴리테 커플의 의미를 모른채 접근했을 때는 희극으로 보이겠지만

제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

특히나 필연으로써 이어지는 서사의 기법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테세우스의 등장은 그 자체로 이미 거대한 비극이다.

 

 

 

 

좀 더 극중의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자

먼저 이 극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 오베론의 성격은 어떠한가?

그는 인도에서 건너온 소년을 몸종으로 삼겠다는 욕심에 자신의 아내에게 사랑의 묘약을 발라 천한 광대를 사랑하게 만든다.

설혹 필자에게 그러한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고 해도

고작 소년 몸종 하나 얻겠다고 자기 아내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보면

제정신 박힌 존재가 할 짓이 못된다는 결론만 얻게 된다.

자기 아내의 정조나 순결보다 사내몸종을 자신의 욕망 아래로 두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다음은 실제 극중의 대사들이다.

 

 

 

오베론 : 달빛 아래 잘못 만난 오만한 티타니아

티타니아 : 흥 질투하는 오베론? 요정들아 저리가 난 그와 잠자리 동무도 그만 뒀어

 

(서로간의 진실한 애정 없이 서로 맞바람들을 피워대고 무도회장 한 켠에서 혹은 정원에서

혹은 모처에서 온갖 음란하고 부도덕한 불륜들을 일삼는 당시 귀족들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베론 : 멈춰라. 성급한 것! 내가 네 남편이 아니더냐?

티타니아 : 그럼 난 당신의 부인이죠. 하지만 난 알아요.

언젠가 당신이 요정나라를 빠져나가

코린의 모습으로 하루 종일 앉아서

매혹적인 필리다에게 보리피리 불어주며

사랑을 읊었는지. 여긴 왜 왔어요.

 

(코린이란 양치기들에게 흔히 붙는 이름이고 필리다는 여자 양치기의 이름이다.

한마디로 오베론의 불륜 현장의 목격담이다...)

 

머나먼 인도에서 온 이유가 뭐에요?

장화 신은 아가씨. 당신의 무사 애인.

저 씩씩한 아마존의 여왕이 테세우스와

결혼해야 되니까 그들의 혼인과 후손을

축복해 주려고 온 것이 틀림없잖아요?

 

(테세우스의 아내 히폴리테와 오베론이 불륜관계라 폭로하는 대목이다.....)

 

오베론 : 티타니아, 어떻게 당신이 창피하게

히폴리타를 끌어들여 내 평판을 건드리오.

당신의 테세우스 사랑을 내가 아는 줄 알면서?

페리구나 강간한 그 친구를 당신이

희미한 밤중에 달아나게 인도해 줬잖소?

또한 그가 아름다운 이글즈와 아리아드네

안티오파와도 서약을 깨게 하지 않았소?

 

(셰익스피어 본인이 필자가 위에 적시한 테세우스라는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적시하여 시사하는 대목이다.

테세우스만큼 부도덕한 인간상도 드물다.

연인과의 사랑을 배반하고 여인을 강간하고

다른 이의 아내까지 탐해가면서

그야말로 추접한 인간상의 모든 어두운 부분을 집대성 해놓은 것이

그리스 신화에 묘사되는 테세우스라는 인간상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테세우스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구역질이 올라온다.

그리고 나는 절대 이렇게 살면 않되겠구나 하는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게 된다.

필자는 도저히 맨 정신에 그가 걸은 인생길을 따라 걸어갈 자신이 없다.

또한 상기의 대목은 셰익스피어가 그리고 사회의 대중들이 요정이라는 존재에 대해 가지고 있던

그 이미지가 또한 관념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시대의 대중들은 요정이란 어둡고 음험하며 요사스럽고 장난을 즐기며

그 장난의 폐혜가 한 인간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만큼 고약해 질 수 있음을

또한 온같 신화적인 이야기들에 그들의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티타니아 : 그건 다 질투심이 꾸며낸 거짓말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한여름이 시작된 이래로

언덕이나 골짜기나 숲이나 초원에서

자갈 깔린 연못가나 골풀 덮인 개울가나

평평한 해변에서 속삭이는 바람 따라

원무를 추려고 만나기만 했다 하면

당신은 소란을 피워 우리 놀이 방했죠.

따라서 바람은 우리에게 헛되이 불고 나서

복수라도 하듯이 유독성 안개를

바다에서 빨아올려 땅 위에다 떨구니까

... 중략

온같 거창한 자연재해급의 재난들의 열거

...

바로 이런 폐해가 생겨나게 만든 것이

우리 둘의 싸움이고 우리 둘의 다툼이며

우리가 그 원인제공자란 말입니다.

 

(티타니아는 오베론의 지적을 모두 오베론의 망상으로 치부하고

자신들의 싸움으로 인하여 세상이 무질서해진 모든 원인을 오베론에게로 돌리고 있다.

또한 이 대목은 부부간의 불화야 말로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꼬집는 대목이며

셰익스피어라는 문장가의 사랑이라는 관념에 대한 순수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 한여름 밤의 꿈에서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고결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사랑이라는 관념을

아주 철저하게 짓밟고 뭉개어버린다.

그것은 셰익스피어가 사랑이라는 관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 시대의 대중들 특히나 귀족들의 인간상에 대한 은유적인 시사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랑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현실을 통렬하게 꼬집는 것이다.)

 

오베론: 그렇다면 고쳐 봐요. 당신한테 달렸으니.

티타니아가 왜 오베론을 거역해야만 하오?

난 꼬마 업둥이 하나를 으뜸 시동 삼으려고

구걸하는 것 뿐인데.

 

(참 구역질나는 대목인데

자신이 꼬집은 티타니아의 모든 부도덕한 부분을 여전히 지적하고 있으면서

(사실은 단지 구명의 의지로 남을 도운것 뿐인 내용을 불륜이라고 혼자 착각하면서)

또한 그 책임을 티타니아에게 떠넘기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추잡한 욕망을 숨기지 않는 대목이다.

당시 귀족들이 미동을 시종으로 삼는 이유는 명백했다.

바로 성적 노리개 역할 이었다.

지금 티타니아와 오베론은

색동 하나를 자신의 소유로 삼기 위해 부부지간에 서로의 부도덕함을 물고뜯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의 말에 순종치 아니하고 거역하는 모든 행위를

이 우주가 무질서해지는 원인으로 지목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조금 앞서가서 결말을 보면

오베론은 마침내 그 꼬마 시동을 티타니아로부터 건네받고 우주가 평온해진다는 이야기로 귀결이 되는데

셰익스피어가 당시 귀족사회에 만연한 그 문란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얼마나 혐오하고 있었는지를 드러내며,

또한 그것을 대단히 강력한 반어적 표현으로써 꼬집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오베론이라고 하는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는 욕망의 결정체가

고작 남자시동하나 들여 만족하게 된 것이 진정 우주의 평화를 상징하는 것일까?

얼마나 그 문란한 생활상들을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그 비유의 깊이가 느껴지시는가?)

 

티타니아 : 마음 푹 놓으세요

요정나라 다 준대도 내게서 못 사가요

걔 어미는 날 섬기는 여신도였었는데

향내 나는 인도 공기 맡으며 밤중에

내 곁에서 정말 자주 수다를 떨었고

바다 위를 항해하는 무역선을 지켜보며

넵튠의 황금빛 모래위에 같이 앉아 있었죠

 

(다음 대목을 주목하시라...)

 

그때 우린 돛들이 음탕한 바람 받아

배불러지는 걸 보면서 웃었는데, 그녀는

<내 어린종자로 크게 부푼 자궁 안고>

헤엄치듯 귀여운 걸음으로 그 돛을 따라가며 흉내 냈고, 육지 위를 달리며

 

(거의 직접 화법으로 지적하고 있는 대목이 되겠다.

바로 이 대목에서 티타니아와 오베론이 어린 시동하나로 다투는 그 원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내 어린종자로 크게 부푼 자궁 안고> ... 그야말로 추잡하기 그지없는 치정사다.

물론 앞뒤 문맥을 살펴보면 어린 종자로 크게 부푼 자궁이란 결국

자신의 여신도가 자신의 시종을 임신하였음을 시사하지만

그 앞귀절인 음탕한 바람 받아 배불러지는 돛들 이라는 대목이

바로 부도덕하고 문란했던 당시 귀족들의 성생활을 암시하는 대목이 되겠다.

돛들이 부풀어 오르며 항해를 시작하는 웅장한 대목에

왜 하필 여인의 자궁을 빗대어 표현을 하였을까?

그것이 과연 웅장한 정취에 대한 시적 은유가 될 수 있을까?

무언가 감추어지고 가리워진 구역질나는 사건들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귀한 상품 가득 싣고 돌아오듯

하찮은 것 주워서 내게 다시 돌아왔죠.

하지만 인간인 그녀는 걔 때문에 죽었고

난 그녀를 위하여 그녀 애를 기르며

그녀를 위해 그애와 떨어지지 않겠어요

 

(티타니아가 시종을 포기하지 않는 실제적인 이유가 이것이었다.

자신의 여신도의 아이이니 자신이 기르겠다는 이야기 이다.

그렇다면 그토록 아끼는 아이를 왜 오베론에게 인계하게 되었을까

오베른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빚어진 비극으로 소년 몸종은 그 운명이 그야말로 비참한 지경이 되고 말았는데

그 사건이 도대체 어떻게 우주의 질서가 제자리를 찾는 사건으로 비유 될 수 있었을까?

그야말로 풍자의 극치이자 지독한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오베론 : 이 숲속엔 얼마나 머무를 작정이오?

티타니아 : 아마도 테세우스 결혼 날 뒤까지요.

당신이 인내 하며 우리와 원무 추고

우리의 달밤 잔치 보겠다면 같이 가고

아니면 날 피해요. 나도 당신 멀리할 테니까.

오베론 : 그 애를 내게 줘요, 그럼 함께 갈 테니까.

티타니아 : 요정 왕국 준대도 않돼요. 요정들아. 가자!

더 이상 머물다간 영락없이 싸우겠다.

<티타니아 시종들과 함께 퇴장>

오베론 : 그래. 가 봐. 수풀을 벗어나기 이전에

이 모욕의 댓가로 고문을 해 줄테니...

이하 생략...

 

(극의 초반에도 테세우스와 히폴리테는 등장하지만

그들의 결혼식 장소가 어디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바로 이 대목에서 그들의 결혼식 장소가 어디인지가 드러나게 된다.

복선 구조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오베론은 고작 남자 시동 하나 때문에

아내에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복수를 계획하고

그 방법으로 큐피트의 화살촉에 맞아 마법의 힘을 가지게 된 팬지 꽃잎을 가지고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티타니아로 하여금 당시 사회에서 가장 비천한 존재였던

어릿광대 그중에서도 당나귀로 분장한 바틈이라는 광대와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그야말로 자신의 아내의 순결이나 정조, 사랑에 대한 소중한 가치관 따위 깡그리 무시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욕심대로만 끌고 가려는 그 속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극중에서는 이 꽃의 마법력을 다른 꽃잎으로 중화 시킬 수 있다고 말하며

극을 읽고 관람하는 대중들이 정서적으로 충격 받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는데

마치 뒤이어 등장하는 어릿광대들이 서로 극을 토의 할 때 칼이나 사자와 같은 위협적인 존재들이 등장하면

관객들이 너무 놀랄 테니 놀라지 않도록 이런저런 장치를 마련하자 라며 토의 하는 대목이 저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음모를 꾸미는 와중에 오베론은 숲을 헤매이는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엇갈린 사랑을 자신이 풀어주겠다는 자만심으로 사랑의 묘약을 그들에게도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퍽이라고 하는 자신의 시종을 불러 그 모든 이야기들을 실행 에 옮기도록 지시하고 퇴장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극중 대화만으로도 이 작품의 성격이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작품은 지독한 블랙코미디인 것이다.

 

앞으로의 전개를 살펴보면

퍽이라고 하는 시종이 마법의 묘약을 이용해 티타니아로 하여금 바틈이라는 어릿광대를 사랑하게 만들고

또 퍽은 드미트리우스에게 사용 해야 할 마법의 약물을 그만 실수로 라이샌더에게 사용하게 되는데

이 두 가지 과정 모두가 사랑이라고 하는 소중한 관념이 처참하게 짓밟히는 현실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티타니아는 원치도 않는 어릿광대와 사랑에 빠져 모욕을 당하고

라이샌더는 자신의 진실한 사랑이었던 허미아를 배반하고 헬레나에게 사랑을 구걸하며

허미아를 조롱하고 욕을 한다.

드미트리우스는 그런 라이샌더를 경멸하고 헬레나는 자신이 조롱을 당한다고 느끼게 되며

허미아는 자신의 사랑으로 부터 배반당한 극심한 심적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 모든 과정들이 적나라할 정도로 리얼한 대사를 통하여 관객들의 가슴을 후벼 판다.

 

후에 오베론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아테네의 연인들에게 가해진 사랑의 아픔을 제거 하고

그들을 올바른 인연으로 이끌어 줄 수 있도록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를

그리고 라이샌더와 허미아를 죽는 날까지 변치 않는 연인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그 와중에 바틈에게 홀려 정신이 나가있는 티타니아 몰래

자신의 목적이었던 로빈 이라는 인도 소년을 꾀어 자신의 것으로 하고 나서

그제서야 티타니아의 눈을 가리고 있던 마법의 사랑을 걷어내 주며

온같 생색은 다 내면서 테세우스와 히폴리테, 허미아와 라이샌더,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의 합동결혼식을 치르게 한다.

그 와중에 허미아의 아버지인 이지우스가 공작 테세우스에게 항의 하지만

테세우스는 자신의 권력으로 그것을 묵살하며 세 커플의 합동결혼식이 진행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결혼식에 등장하는 극중극으로 이 모든 이야기가 어릿광대의 웃기는 이야기와 같은

비극적이고 해학적이며 인간미와 사랑의 관념이 묵살당한 이야기임을 암시하고

또한 허미아와 라이샌더,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 티타니아와 버틈에게 가해진 사랑의 묘약으로 인한 그 모든 이야기들을

셰익스피어는 한여름 밤의 꿈이라고 하는 모티브로 설명하며 작품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들은 모두 이전의 있었던 이야기들을 꿈처럼 모호하게 기억한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드러낸다.

 

 

 

이쯤 설명 했으면 다들 알아들으셨으리라 생각한다.

이 극에서 사랑이라고 하는 관념은 얼마든지 주변 상황에 의해 조종당하고 조롱당할 수 있는

아주 연약하고 상처입기 쉬운 여린 속살과 같은 관념이며

사람이 의지로 자신의 사랑을 컨트롤 하고 통제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오베른이라고 하는 초월적인 존재가 시종일관 이 모든 이야기들을 자신의 욕망에 맞추어

모든 것을 제 멋대로 꿰어 맞추고 사건을 진행시켜 억지로 모든 이야기들을 종결짓게 만든 것은

당시에 귀족사회에 만연했던 도덕적 해이와 귀족에게 주어진 권력의 부조리함과 불합리함을

아주 극단적으로 풍자한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보더라도 오베른이 참 바보로 보이는게

티타니아는 정말 순수하게 오베른을 사랑했지만

오베른은 자신의 오만과 오판속에

진짜 자기 아내에게 마법의 묘약을 사용함으로써

정말로 자기자신을 믿고 따르며 진실로 순종하고 오로지 오베른 에게만 정말로 자기자신을 허락하고

다른 남자는 쳐다본적도 없는 티타니아를

오베른 본인이 본인손으로 가장 비참한 어릿광대와 정말로 바람이 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여자가 원래 다 그렇지 뭐 하면서...)

결국 제 아내 하나 아낄줄 모르는 바로 그 행동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같은 행동이라고

셰익스피어 본인이 작품 구성을 그렇게 해 둔것이다.)

 

피라무스와 피스비라는 축하공연은 후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형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야기인데.

어릿광대들은 시종일관 이 극을 구성함에 있어서 관객들이 받게 될 충격을 고민하고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하고 토의 하는 내용을 이 극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게 되며

그것은 셰익스피어 본인 스스로가 자신이 꼬집고자 하는 그 진실이 관객들에게 가해질 충격을 고려하여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를, 그리고 허미아와 라이샌더를 서로 맺어지게 하고 우주가 평화를 되찾았다는 결말을

억지로 이끌어냈음을 거듭 암시하는 대목이 되겠다.

 

세 커플의 합동결혼식

테세우스라는 인간상이 배덕 과 부도덕함의 극치이기에

또한 히폴리테와의 결합 자체가 이미 거대한 비극이기에

이 극은 희극적 결말 속에 비극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셰익스피어는 티타니아나 라이샌더를 통하여

사랑의 묘약을 이용한 억지 사랑은 하룻밤의 꿈에 불과한 이야기임을 두 번에 걸쳐서 시사했다.

당연히 드미트리우스에게 부여된 사랑 역시도 같은 개념을 내포하고 있을 수밖에 없기에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어느 여름날 밤의 하룻밤 꿈과 같은 이야기에 불과함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지우스의 불만을 찍어누르는 테세우스

그는 앞서 설명했다시피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전형적인 부도덕한 인사이다.

과연 테세우스의 약속과 다짐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오베론이라는 초자연적 존재는 고작 남자 시동하나를 얻기 위하여

자신의 아내마저도 무참히 유린하는 사악한 존재이다.

그의 손에 펼쳐진 사랑의 마법은 과연 그의 다짐대로 영원 무궁할 수 있을 것인가?

 

이지우스가 그럴듯한 대가 하나만 약속해도 대번에 깨어지고 물거품처럼 흩어져 버릴 공허한 울림이 아닌가.




단지 이야기의 끝이 세 쌍의 합동 결혼식이라는 희극일 뿐이지

그 이면에 암시하고 있는 주된 내용은

자기 욕심 때문에

자기가 그렇게 인생을 살고있으니

자기 아내도 그럴 것이라는 착각과 오만 속에서

제 아내조차도 가장 비천한 어릿광대에게 팔아

고작해야 미색이 반반한 색동 미동 하나를 동성애를 목적으로하는 노리개로 얻은

가장 바보같은 오베른을


하필이면 그 등신같을만큼 바보같은 존재를

아무도 막지 못하고있다는 비극이 실제 작품이 암시하고자하는 내용

표현하고자하는 내용은 분명히 비극인데

관객들이 받을 충격을 고려하여 결말만 희극입니다.


라는것이 바로 한 여름밤의 꿈이다.


즉 내재된 저작의 진의가 비극이라는 말이다.




다시한번 이야기 속에 마지막에 언급만 되지 않는 세 가지의 끔찍한 참극을 들여다 보자


티타니아는 자신의 남편에 대한 순결을 지켜오며

자신의 남편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그냥 단지 동침만 멀리했을 뿐이었는데

가장 오만하고 자기 힘만 믿는 가장 바보같은 오베른은 자기 아내를 자기 스스로 더러운 여자로 취급해버렸으며

무언가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사유로 고작해야 인도 소년몸종 로빈에게 추악한 욕심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자기 여신도였던 어떤 하녀가 누군가들의 더러운 욕망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어 품었을 불쌍할 뿐인 아이 인도소년 로빈이

자기 남편 손에 그야말로 비참하기 짝이없는 운명을 겪기 까지 해야 한다하니 질겁을 하며 막으려 하였을 뿐인데

미친 왕 오베른은 끝끝내 자기 욕심 하나 때문에 제 힘 하나만을 믿고

그 때 까지 정말로 순결을 지켜온 자기 아내를 (아니었었다고 해도 미친짓이지만) 정말로 비천한 광대에게 팔아넘기고

자기자신은 당한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내로부터 여전히 동침을 거부당하며

고작해야 미소년 색동하나를 얻었고

인도소년 로빈의 인생은 그야말로 끔찍한 지경에 처하고 말았다.



세 가지의 끔찍한 참극이란

자기 정조가 이미 더럽혀졌음을 알지 못하게된 티타니아의 보답받지 못한 순결한 마음

이것이 첫 번째 참극이고


제 아내를 제손으로 남을 주고도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채 여전히 부인으로부터는 배척을 당하고

결국 자기 자신 스스로는 미소년 색동과 동성애에 빠지게되고야 만 오베른 자신의 두가지 참극

두가지 참극이 한 인물에게서 발생했으니 두 번째 참극이라고 하자


그 무엇도다도

이보다도 더 끔찍할수가 없었던

인도소년 로빈의 비참하기짝이없는 운명


제 어머니조차도 귀족들 성노리개생활 끝에 자기자신을 임신하게된 것인데

태어난 아들인 로빈조차 오베른따위에게 팔려나가게 되었고

로빈을 지켜주려던 티타니아마져도 오베른손에 끔찍한 일을 당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기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운명의 로빈이 느껴야만 하는

끔찍하기 짝이없는 대 참극


이것이 마지막 세번째의 가장 끔찍한 대 참사다




세쌍의 합동 결혼식이라는 안전장치 뒤에 숨겨진 잔혹하고 더러우며 추악하고

심지어 끔찍하다고 할 만한 대 참극





어떤 경우에도


길이 아닌 길로는 가지를 마라

 

 

 

이상의 사색과 추론에서 얻어지는 결론은

한여름 밤의 꿈은 절대 희극이 아니며

사랑이라고 하는 소중한 가치가 무참하게 더럽혀지고 유린당하고 있는 끔찍한 비극의 이야기이고

극도의 사회풍자를 그 내용으로 삼고 있는 격렬한 블랙 코미디이다.

 

이상 평론을 마치기로 한다.

 

 

사진은 아리아드네 조각상의 모습이며

평론 중에 발췌한 원문들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2번 한여름 밤의 꿈(최종철 옮김) 에서 발췌한 내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