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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바위 사막

가까이 혹은 멀리(Near or far)





가까이 혹은 멀리(Near or far)

나도밤나무(I‘m a chestnut tree too)

20151213

슬픔의 바위사막 외전 제 13(Abduction of the “Rock desert of sorrow” part. 13)

 

 

가까이 혹은 멀리

망망한 대양의 수평선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한 걸음 다가서면 한 걸음 만큼을 나에게 다가와

가만히 발등에 속삭이는 파도의 흰 포말

그리고 또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다가왔다가 사라져가는 것들

 

어슴푸레한 새벽녘에

희끄무레한 거품이 발등을 적셨다가

해가 떠오를 적에는

어느새 저 먼 수평선까지도 멀어져가는 푸른 물

 

해가 떠오르기 전에는 온통 허연색으로 번들거리더니

해가 떠오르자 도리어 그림자들이 짙어지는 바다였다.

 

박명이 걷혀진 뜨거운 바다의 끄트머리에

가장 검붉은 빛으로 타오르는 가녀린 실선의 가닥 끝에

고깃배 몇 척이 힘겹게 몸을 싣고 점점이 떠다닐 때에

전설을 가리어둔 베일 같은 어둠이 마침내 물러나고

그러면,

 

바다는 또 다시

가까이 혹은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