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의 꿈(The Dream of three people)
슬픔의 바위 사막 제 18편(Rock desert of sorrow part. 18)
추억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밤하늘 별빛 사이로 미끄러지고
꿈꾸는 셀레네의 축복 받으며
어두운 행성의 반대편을 거닐어본다.
몽환의 달빛, 별들 사이로
오랜 옛날 잊혀져 버린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시시하고 하찮은 추억을 노래한다.
빛나는 별들 사이를 거닐며
통통 튀듯 날아다니는 별님 하나 손에 쥐고
그에 피어오르는 백일몽 속으로 몸을 던진다.
타오르는 불길 사이로 얼어붙은 태양이 일렁이고
냉혹한 햇살이 행성의 반대편에서 출발 한다.
새까만 우주 한가득 흔들림 없는 성좌들
태양을 향해 날아가 보자
다가갈수록 차가워지는 저 태양을 향해,
현란한 우주(宇宙)의 춤사위 속에서
마녀는 얼어붙은 태양의 한 귀퉁이를 떼어 간직 했어
그리고 백일몽 속에서 빠져나왔지
빗속에서 저물어가는 헬리오스의 축복을 받는,
무지개의 안부 인사를 받고 잠자리를 준비하는 도시
마녀는 상처 입은 그리움과 함께 도시를 방문 했어.
도시는 술렁이고 있었어,
지나치게 오랜 기간 내린 장마로 대 흉년이 들고 말았지
도적이 창궐하고 사방 곳곳에 굶어죽는 이들이 속출 했어.
민심은 흉흉해지고 사람들은 더 이상 서로를 믿지 않았지
소란스럽고 위험한 도시를 거닐며
상처 입은 그리움의 주인공을 찾아 헤맸어,
분명히 이곳 어딘가에 그녀가 있을 거야
굳게 잠긴 대문을 두드리고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그리움을 보여주고
외면당하고
쫒겨나고
배척 받았어
비어버린 집들
어디론가 떠나가는 사람들
그러다가
어느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마녀는 그리움과 꼭 닮은 여인을 만나게 되었어.
머리칼은 마치 금을 녹여 실로 만든 것처럼
찬란히 빛나며 바람결에 일렁이고
두 눈은 마치 호수처럼 깊은 빛을 발하고 있었어.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 같은
끝없는 심연이 그곳에 있었지
그녀는 어디론가 떠나가려해
마녀는 그녀에게 그리움을 보여 주었어.
그녀는 깜짝 놀라며 물었어.
“이 보석은 누가 만든 거죠?”
마녀는 대장장이의 눈물과
슬픔의 바위 사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그러나 그녀가 말했어.
“나는 그곳으로 가지 않을 거에요.
또한 그 대장장이를 만나지도 않을 겁니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누군가를 위해 긴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아요.“
마녀는 충격을 받았어.
대장장이도 그리고 그리움의 주인공도
결코 서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어.
마치 서로 다른 세상 속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타인인 것처럼
왜일까?
왜 서로를 기억할 수 없는 것일까?
분명 두 사람의 인연이
우주를 뒤흔들 만큼 강하게 얽혀 있는데
슬픔의 바위사막과
그동안 마녀가 지나쳐온 수많은 세상에
모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한 인과(因果)의 고리가 형성되어 있는데
어째서 정작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고 있는가?
도대체 어째서 서로는
서로의 인식의 한계를 초월 할 수 없는가?
왜 대장장이는 그녀를 찾아올 수 없었고
왜 그녀는 대장장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생각의 거리가
그 작은 차이가
고작 한발자국의 그 거리가
끝도 없이 무량(無量)하게 느껴지는 삶의 어느 지점에서
기어코 서로를 배척하고야 마는 ‘나’ 라고 하는
자아의 정체와 마주하고서
마녀는 당황했고
수많은 상념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지만
모든 잡념을 떨쳐내고
오로지 대장장이를 구한다는 명제에만 집중하기로 했어
“하지만 당신밖에 없어요.
그 대장장이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아니 그런 희망이라도 품어볼 수 있는 대상은
이 세상에서 오로지 당신 한 사람 뿐이에요“
간절한 마녀의 바람에 대하여
그리움의 주인공은 싸늘하게 말했어.
“나는 가지 않겠어요.”
명백한 거절의 의사 표명 대해서
마녀는 남자라면 해서는 않되는 행동
남자가 했을 경우 만인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는 행동
그러나 여자인 자신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기로 결심 했어.
마녀는 아무런 말없이 백일몽의 불씨를 피우고
그곳에 냉혹한 태양의 조각을 던져 넣고는
그녀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끌었어.
“이런 나를 용서해 달라고 하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반드시 그를 만나야 해요“
마녀는 완강하게 저항하는 그녀를 잡아끌며
거대하게 입을 벌린 꿈의 아가리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
원초적이고 폭력적인
가장 근원에 가까운 ‘나’와 ‘나’ 의 사이에 통용되는
가장 극단적인 대화수단
그리고 그 뒤로
누군가가 순결한 증오와 공포를 불사르며 따라왔지
“그녀를 돌려줘!”
그러니까
폭력은 누구 한사람만의 전유물은 아닌 거야.
내가 행사할 경우에 남도 행사할 수 있지
그는 어느 날 도시를 침략한 도적으로부터
증오와 공포를 빼앗고 도시를 지킨 용사 였어.
마녀와 그리움의 주인공과 용사가
냉혹한 태양의 조각 속에 피어난
백일몽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지
세 사람의 손이 하나로 겹쳐지고
꿈이 그들을 삼켜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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