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Yearning)
슬픔의 바위 사막 제 5편(Rock desert of sorrow part. 5)
나는 슬픔을 다루는 대장장이야.
소망의 화덕 안에 한 조각의 슬픔을 넣고
타오르는 소망의 불꽃에 열정으로 풀무질을 하고는
뜨겁게 달아오른 눈물을 차가운 인내의 모루 위에 올려놓고
타오르는 분노의 망치로 힘껏 내리쳐 사랑을 빚어내
내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은 슬픔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이지
그리움을 바라보며 흘린 눈물은
사람들에게 아련한 감정을 선물 해 줄 거야
난 그렇게 필요에 의해서 눈물을 흘려
눈물 한 조각이 필요해 지면
나는 그리움을 바라봐
기억나지 않는 얼굴
찬란히 빛나는 그 보석은 내부에서부터
눈부신 은하수처럼,
밝게 명멸하는 수많은 성좌들을 품고 있어
투명하고 수정처럼 맑은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 가장 아름다운 그 몽환적인 밤하늘에
수천억 만개의 별이 총총히 떠 있는 것만 같은 지독하리만치 아름다운 보석,
그 한없이 어두우면서도 티 없이 맑고 투명한,
그 깊고도 깊은 어두운 심연의 빛깔을 그대로 빼어 닮은,
지극히 아름다운 보석.
그렇게 은하계를 품은 보석을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나는 어느새 한 방울씩 눈물을 흘려
눈물은 차가운 태양아래에서 얼어붙어 바위가 되고
뜨거운 소망의 화덕 안에서 사랑을 빚어낼 강철로 제련되지
그리움은 나의 생의 의미
내 마음의 연인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떤 여인
믿음을 잃어버린 나는
왜 그토록 너를 그리워하는지 알지 못해
나는 그토록 너를 그리워하면서도
도저히 너를 온전히 믿을 수가 없어.
내 곁에 머물지 않는 너를 바라보면서
끝없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는 결국 너를 온전히 사랑하지는 않고 있어
그러면 안 되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나는 매번,
너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그 무엇으로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언제나 망설이고 있어
바보같이 말이야
그리움은 나 아닌 너야
함께 하고 싶은 너야
언제고 단 한번 만이라도 그리움아
제발 그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아름다운 입술을 조심스레 열어서,
너 역시도 나를 사랑했었노라고
단 한 번만이라도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나에게 직접 이야기 해 줄 수는 없겠니?
희극적인 짝사랑조차도 너무나 소중해 버릴 수 없는 나를 위해
단 한 번만이라도 나를 위하여 온전히 눈물 흘려줄 수는 없겠니?
그래 너는 결국,
실상은 내가 너를 위하여 흘린 한 조각의 눈물,
사실 그곳에 너의 의지 같은 것은 없는,
이제는 그저 단지 아름답게 빛나는 보석에 불과한 것을
그 어떠한 누군가의 의지가 깃들지 않은
그저 단순한 보석에 불과한 것을,
보석이 무슨 수로 눈물을 흘릴 것이며
어찌 입을 열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제와 그 무엇도 믿을 수가 없게 된 나는
도저히 이 사막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말이야!
나를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자신들만을 위해서
나에게서 나의 고결한 눈물을 빼앗으려고만 하는 나쁜 사람들 때문에,
그렇게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 찬 꿈꾸는 텔레비전의 너머로
일방적으로 서로를 시청하는 만화경 같은 세상 속으로
나는 결코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
눈물 흘리지 않는 너를
나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움아,
나는 너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울 수 없어
나는 너 없이는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릴 수가 없어
내가 너 없이도 슬픔을 느낄 수 있는 날이 과연 찾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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