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運命) - (Destiny)
슬픔의 바위사막 외전 제 6편 (Abduction of the “Rock desert of sorrow” part. 6)
어느 날 갑자기
느닷없이 찾아드는 새벽의 강도와 같은 방법으로 알게 된
나의 진정한 적은,
세상이라고 하는 거대한 의지가 행동하여 만든 결과물
운명 (運命)
세상은 지금 여기 살아 숨쉬는 ‘나’ 이외에도
다른 수많은 ‘나’들이 얽히고 섥혀 있어.
그 많은 ‘나’들이 저마다의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면
그 모든 결과물들이 하나로 합쳐져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다가와
나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없이 많은 실제적인 요소들로써,
...
사실,
어릴 때는 전혀 알지 못 했었어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지금 여기 살아 숨 쉬는 ‘나’ 자신 이외에
다른 모든 ‘나’ 들이
바로 ‘나’ 자신에게 어떠한 식으로든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 결과물들과,
혹은 아무 의도가 없는 상태로 행동한 그 모든 결과물들과
매순간마다 계속해서 싸워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내가 실제로 처해있다는 사실을,
...
도대체
세상의 모든 번뇌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진정한 권리인 (權利人) 이란 과연 무엇일까?
...
아마도,
그것은 자신의 행동에 그 어떠한 방해도 있을 수가 없는 사람?
내가 좋아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좋아 하거나
행하거나
소유하는데
그 어떠한 제약도 없는 사람
또한,
내가 싫어하는 것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
내가 가지고 싶지 않거나 피하고 싶거나
어떻게 해서든 나와 단절시키고 싶은 것을
마음껏 싫어해도 되고
마음껏 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껏 피하거나 소유하지 않거나
마음껏 단절시켜도 되는 사람
그것이 곧 권리인 (權利人) 이 아닐까?
...
종교가 좋을 수도 있고
종교가 싫을 수도 있어
돈이 좋을 수도 있고
돈이 싫을 수도 있어
국가를 구하고 싶을 수도 있고
국가를 망치고 싶을 수도 있어
누군가를 구하고 싶을 수도 있고
누군가를 해치고 싶을 수도 있어
고결한 심장을 가지고 싶을 수도 있고
마음껏 타락하고 싶을 수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고 보살피고 지켜주고 싶을 수도 있고
욕심껏 취하고 가지고 소유하고 싶을 수도 있어
배불리 먹고 마시고 마음껏 쉬고 싶을 수도 있고
힘든 운동이나 고결한 노동의 끝에서 보람찬 성취감을 느끼고 싶을 수도 있어
책을 읽고 사색을 즐기며 음악을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수도 있고
마음껏 뛰놀고 활동하고 댄스클럽에서 춤을 추고 여자와 놀아나고 싶을 수도 있어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나 자신을 베어내고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나 자신을 죽여 가며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타인(他人)을,
역시 마찬가지로 베어내고 죽일 수 있어야만 해
그것이 바로 권리인 (權利人) 이야
그리고 바로 그 권리인 (權利人) 이 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일생의 유일한 의미였어.
무엇을 하고 싶거나 무엇을 피하고 싶거나 무엇을 좋아하거나 무엇을 싫어하느냐는,
그저 단지 분류법상 카테고리가 다른 문제일 뿐
실질적으로 모두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루고 싶고
방해물은 이겨야 하고
싫은 것은 하지 않거나 나와 단절시키거나
정말로 죽여 없앨 수 도 있는 상태
즉
권리인 (權利人) 이 되고 싶은 거였어.
이 세상 모두가 다
그렇게 스스로가 권리인 (權利人) 이 되고자 하는 수많은 ‘나’ 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너무나 많았어.
...
이쯤에서 나는 의문이 들었어.
신은,
운명은,
물론 권리인 (權利人) 이 되어 자신의 생의 의미를 찾아내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독하고도 거대한, 그 무수한 숫자의 모든 열망을
그 모든 열망을 아마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거야
새삼스럽다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이제야 알았느냐고 할 만큼
그녀의 입장에서는 케케묵은 이야기이기까지 하겠지.
...
의문인 점은
신은,
운명은,
단지 그것 때문에 이 세상을 창조한 것일까?
단지 서로 싸워서 이기라고 하는 것이 전부라서
세상을 창조하여 낸 것일까?
약속과 믿음의 바탕위에서
인간들이 힘겹게 구축하여 낸 사회라는 집단은
신의 입장에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간절하게 구원을 바라는 그녀의 입장에서는
진정 자신의 의도에 반하는
그야말로 반 자연적이고 위선적이며
절대적으로 신의 의지에 반하는 죄의 결과물일 뿐인 것일까?
물론 나 자신도 권리인 (權利人) 이 되고 싶었어.
다만
공존이 가능한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싶었지
믿음과 약속 위에 성립되는 책임감과 책무라는 것을
나는 안다고 믿었고
이해한다고 믿었고
세상 모두와의 단 하나의 가장 소중한 약속이라고 믿었고
지키고 싶었고
가꾸어내고 싶었어.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그보다는
자기 자신 스스로가 권리인 (權利人) 이 되는 것으로 끝이며
책임감도,
책무도,
고결한 가치관도,
모두 치열한 경쟁 앞에서는 부질없는 미망이요 뜬 구름 잡는 소리라고 생각하나봐
결국 나는 믿음을 잃어버리고 말았지
경쟁의 앞에서 조차도
책임감과 책무를 먼저 떠올리는 세상이라는 것은
정말 꿈속에서나 존재하는 환상일 뿐일까?
그것은 정말 있을 수가 없는 환상일 뿐일까?
견리사의(見利思義) 라는 사자성어가
바보를 비웃는 농담으로 전락한 시대를 나는 살았어.
나는 정말로 모두가 진실로 자신의 이익의 앞에서도,
모두가 다 먼저 믿음과 약속부터 떠올릴 거라고 믿었는데
그것은 너무 과한 착각이었나 봐.
...
나는,
어떤 어미 문어가
자기 자신(自己 自身) 이 진정으로 굶어 죽을 때 까지
홀로 외로이 자신의 알주머니를 지키며,
그 알주머니들에 산소가 통하도록 쉴 새 없이 알주머니를 뒤척이며
정작 자기 자신은 그 어떠한 먹이 하나도 먹을 새조차도 없이
자신의 체내의 모든 영양분이 완전히 소진 될 까지
자신의 알주머니를 노리는 적들과 그 모든 시간을
오로지 홀로 그 모든 적들과 맞서 싸우기만 하다가
정말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진짜로 죽어버리기 까지 하는 그 모습을 보고
그것을 위선이라거나
가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
그 어미 문어의 행동은
단지 자신의 것을 노리는 적들과 싸우는 행동은 절대로 아니었어.
단지 가볍게 싫은 것 혹은 화나는 것을 상대로 짜증을 내듯이
그렇게 단순히 싸우는 행동만은 결코 아니었어,
그것은,
자기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것을 지켜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지
견리사의 (見利思義) 라는 사자성어가
모두가 바보 하나를 비웃어대는 농담거리로 전락한 요즘 세태를 굳이 따르자면,
그것을 보며 저 문어 바보네 라고 비웃어야 하는 것일까?
...
내가 생각이 과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어미 문어가 진정으로 권리인 (權利人) 이었어.
단지
원하는 카테고리가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의 알 이었을 뿐,
...
왜?
도대체 왜?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권리인 (權利人) 이 되고 싶어 하는 그 최상위의 카테고리에
태어나서 처음 의식을 가지고
무언가를 인지하고 배우기 시작 할 때 바로 그 때,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죽는 그 날까지 함께 지켜나가자고 모두가 함께 약속한
가장 소중한 그 약속이
자기 자신이 권리인 (權利人) 이 되고 싶은 최상위의 카테고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지?
그것은 도대체 왜 어째서 위선이며 가식이지?
단지 세상을 망치고 싶어 하는
단지 세상을 제멋대로 살고자 하는 자들이
그들의 주장하는 바가 권리인 (權利人)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은 아니고?
...
나는 결국 믿음을 잃어 버렸어.
...
만약,
내 손가락이 누군가가 찌른 바늘에 찔려서
그 손가락이 지독하게 아파서 비명을 지르게 되었을 때,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자기 손가락 하나가 자기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는
그런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손가락 하나가 정말로 나 자신 전부가 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
...
지독한 기아에 시달린 사람에게 밥을 한 덩어리 던져주면
그 사람에게는 그 밥 한 덩어리가 세상의 전부인 것일까?
부부지간에도 돈 때문에 싸우는 일이 허다한 지금 세상에서
그럼 돈이 세상의 전부인 것일까?
그냥 결혼하고 사는데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고?
그냥 세상이라는 것을 유지하려다보니 돈이라는 수단이 필요해져서
그것이 하필이면 대단히 중요하고 뼈아픈 위치를 차지하고야 있기는 하겠지만
정말 그것이 전부라면
정말 결혼 안하고 밥 안주고 먹을 것 안줘도 돈만 있으면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일까?
그 돈을 다른 그 무엇과도 안 바꿔준다면?
...
사람에게 심장이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장기이고
없으면 죽는 정도가 아니라
단 한순간만이라도 멈추기만 해도 사람이 죽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심장만 있으면 그것이 사람인 것일까?
...
경쟁에서 진다는 것은 대단히 뼈아픈 일이 되겠지만
혹시 그것보다도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없었을까?
내가 태어나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꼭 지켜나가자고 처음 약속한 그것 같은 것,
이 돈을 들고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사면 물건으로 바꿔줘,
나쁜 짓을 저지르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하면 안 돼,
...
그 모든 약속들을 현실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들과 세상이 있어
그 세상과 태어나 처음 맺은 너무나도 소중했던 그리고 지금도 너무나도 소중하기만 한 그 약속 말이야
...
경쟁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그 사람들을 지키려면
경쟁에 앞서서
그 약속부터 지켜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
정말로 안 지켜도 된다고 믿어?
정말로 단 한 치도 후회가 없어?
정말로 단 한 점도 후회가 없어?
혹시
그렇게 이기적인 너 하나가
그저 경쟁에서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우겨대는 그토록 이기적인 너 하나가
이 세상에서는
그냥 바늘에 찔린 손가락 하나인 것은 아닐까?
...
혹시 말이야,
...
너 자신이 이 세상을 대신할 수는 있니?
...
돈은 가능은 하다고 생각하니?
...
지금 이 세상에 돈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지역에 네가 태어나 살지 않고 있을 뿐은 아니고?
...
네가 생각을 잘못하면
네가 살고 있는 이 지역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은 안 드니?
...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잃어버렸어
...
아무도 지키지 않는 그 약속을
나만 지키고 있었거든,
...
후회는 없어,
...
정말로 약속을 내팽개쳤다거나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느끼지도 않아
왜냐면 그들의 생각은,
...
그냥 그렇게 느껴질 수는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절박하고 너무나 아파서,
꼭 정말로 그게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
안타깝게도,
정말로 그런 문제는 분명히 아니었기 때문에
...
단지 나는,
...
믿음을 잃어버렸을 뿐,
...
그래서 나는,
완전히 길을 잃어버리고
마치 거대한 미로와도 같은,
...
이곳 슬픔의 바위사막으로 오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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