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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바위 사막

나락(奈落)의 날개를 단 용(龍), 불가사의(不可思議)의 악마(惡魔)의 심장(心臟) 같은 검은 그 날개.

나락(奈落)의 날개를 단 용(),

불가사의(不可思議)의 악마(惡魔)의 심장(心臟) 같은 검은 그 날개.

 

(The Dragon had put on the Wing’s of the Hell (The name of the Na raka-奈落, sanskristian-) 

The black Wing’s looks like mysterious demon's heart)

 

슬픔의 바위 사막 1(Rock desert of sorrow Part 1)

-부제, 그녀의 날개



 

어느 조용한 밤거리를 걷고 있어

가로등조차도 잠이든 깊은 밤

안개 속을 헤치며 나는 걸어갔어.

 

떠나온 날들을 생각하고 있었어.

나는 어느 거대한 잿무덤 위에 누워 잠들어있었지

소중하게, 소중하게 끌어안고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으려 꼬옥 쥐고 있었어,

 

하지만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어느 오후에 내린 빗줄기에

모두 씻겨 내려가 버려

 

나는 그만 잠을 깨고야 말았어.

잠들어있던 동안 꾸었던 꿈들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다만

내 얼굴 가득히 눈물 자욱 따라

검은 잿가루가 묻어 있을 뿐

 

끝없이 흐르는 눈물이

그나마 얼굴에 묻어있던 잿가루 마저도,

조금씩, 조금씩 씻어내고 있어

 

그것을 손으로 움켜쥐려다

그만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고는

아이처럼 엉엉 울고 말았어.

 

지금 어디쯤을 가고 있는 지에는

도저히 신경 쓸 겨를이 없어.

 

그러다가,

 

아무것도 인지할 수가 없는 그 길었던 시간의 어느 순간에

그러니까 어떤 꿈결에서 꿈결로 넘어가는 것만 같은 그런 모습으로,

어떤 장면의 전환을 나의 두뇌가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나는 이미 내가 무언가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여전히 인식은 모호하고 흐릿한 상태였어.

 

검은 잿가루가 묻은 그 눈물의 자욱이 가득했던 얼굴에는

다시 눈물이 흘렀고

 

완전히 탄화(炭化) 된 모든 마음의 잿가루들이 모여 만들어졌던

그 거대했던 검은 무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면은 갑자기 나로부터 강제로 이별을 당하기라도 하듯이

나의 발끝에서부터 나의 아래쪽으로 그러나,

그 가고자 하는 길만큼은,

도저히 어디인지를 알 수가 없는,

복잡하고도 수많은 방향으로

 

끝없이 멀어져가기만 했어

 

도시의 불빛도,

밤하늘의 별들도,

언제나 내 머리 위에 있기만 할 것이라 믿었던 구름들도,

새하얀 만월도.

투명하고 검푸른 밤에 내가 바라보는 것이 가능한 나의 시야의 그 끝에

그야말로 아득한 어딘가에 자리한 그 밤의 수평선도

 

모두가 제자리를 잃고

나의 발끝으로부터 느닷없이 멀어져간 나의 지면처럼

모두가 갑자기 나로부터 거리를 무한히 먼 것으로 확장시켜 버리고는

 

그리고는 막상 멀어진 뒤부터는

그것들이 처음에 가고자했던 길이 어디인지를 도저히 가늠하기가 어려운 모습으로

어지럽고 복잡한 비행을 하기 시작했어.

 

때로는 나의 머리 위로

때로는 나의 발 아래로

때로는 내 옆에서

때로는 아득히 먼 곳에서

때로는 숨소리조차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서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앞으로, 뒤로, 나선으로부터 사선과 직선으로, 그리고 다시 곡선으로

 

동북방향으로

서남방향으로

북북서의 방향으로도,

 

제각각 저마다의 깊이와 거리로 멀어져서는

모조리 머리 위에서 맴돌이치다가

어느 순간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가

다시 솟구쳐 올랐다가

 

이동의 길은 직선이기도 했고

곡선이기도 했고

사선인 것 같았다가도

불규칙한 동선을 그리며 미확인비행물체의 기궤한 궤적을 그려내기도 했어

 

아득하게 멀어진 지면의 어느 한 구석에서 빛나던

어느 도시의 어느 주점의 음탕한 불빛이 나와 함께 비행했고

그 음탕한 불빛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가 또한 나와 함께 비행했어.

 

어느 해안도시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보일 것만 같은

아득하게 먼 수평선과 그보다 더 먼 거리에 있을 것이 분명한 고깃배들이 밝혀둔 불빛들도

어느새 나와 함께 그 복잡한 비행을 하고 있었고

 

밤하늘의 모든 별들도

언제나 내 머리위에나 있는 줄 알았던 그 보드라운 구름들도

바로 내 옆에서

검은 밤의 하늘을 날았어.

 

나는 문득 그 검은 날개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했어.

 

이미 그것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인식조차도

나의 대뇌는 그 객관적 정보를 전혀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