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밥
thomasflood. 作.
2020年 7月 1日
나는 바람결에 숨을 실어 보냈다.
내 숨결 속에는 내 폐에서 뿜어져 나온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가득했다.
그것은 내 심장이 힘차게 약동하여 허파로 운반한
내 세포들이 숨 쉬고 토해놓은 삶의 결과물 이었다.
내 세포들이 무엇을 먹고 그 숨결들을 토해놓은 것인지를 굳이 분석할 필요는 하나도 없었다.
굳이 내 배를 갈라 보아야 내가 먹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기 고양이들은 열심히 먹었다.
나는 열심히 먹였다.
그리고 품에 끌어안은 채로
그 온기를 느낀 것이 전부였다.
내가 누구를 품에 끌어안고 그 체온을 느끼며 행복해 하던
그것이 타인의 지탄을 받아야 할 행동은 분명히 아니었다.
아닌 것에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아기 고양이들은 그르렁그르렁 울어대며 어미의 젖을 먹었다.
어미 고양이는 내게 와서 밥을 달라며 머리를 부대꼈다.
나는 녀석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었고
바람결에 실어 보낼 숨을 쉬어야 할 내 허파와 심장은
고양이들에게 줄, 밥을 지어야만 했다.
고양이들은 배불리 먹고 놀았다.
그것은 그냥 당연한 것이었다.
'슬픔의 바위 사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十月)에는태호(太湖)에서 춘란(春蘭)을 보아야겠다. (0) | 2020.07.08 |
---|---|
고대의 악마의 심장에서 돋아난 붉은(赤) 모란(慕蘭) (0) | 2020.07.08 |
햇빛 (0) | 2020.06.30 |
수정으로 만들어진 궁전으로 이르는 붉은 루비로 만들어진 길 No.3 (0) | 2020.06.29 |
취란(翠蘭) (0) | 2020.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