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으로 만들어진 궁전으로 이르는 붉은 루비로 만들어진 길 No.3
궁전으로 이르는 길에서
나는 사람을 죽였다.
덤벼왔기 때문이다.
궁전으로 이르는 길에서
나는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일이었고
궁전에서 기다리고 있을 사람의 고통을 우선시 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그들이 내 앞에서 고의로 사람을 죽여놓고
나더러 구하라는 식으로
내 걸음을 무듸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궁전으로 이르는 길에서
나는 굶주림에 시달리며 나에게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배고픔과 고통을 무시하고 길을 재촉했다.
궁전에는 이르러보지도 못 하고
내 양식이 떨어질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궁전에 이르는 것을 막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궁전으로 이르는 길에서
나는 내 앞에 펼쳐진 모든 타인의 고통을 외면했다.
이쯤되자 나는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나는
궁전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원하던
바로 그 사람이 맞는 것일까?
어차피 시작한 일
끝을 보겠다는 의도 하나만으로
내 모든 행위들을 정당화 할 수 있었을까?
내가 홀로 선량한 자가 되기 위하여?
오랜 고민끝에 얻은 결론은 두 가지 였다
기다리는 사람이 원하고 바라며 기다리는 것이
처음부터 두 가지 였다는 결론
그것은
어떠한 현상
즉
어떠한 의지가 빚어낸 어떠한 결과와
어떠한 결과를 이룰 사람
즉
궁전으로 이르는 결과와
궁전에 이른 사람
홀로 스스로 궁전을 찾아와
자신 앞에 이를 자
처음에는 다른 결론을 예상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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