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부제. 화신(花信)
나도밤나무(김선홍) 작
글 2015년 10월 22일 작
그림 2016년 3월 31일 작
*이 시는 후지이 미나(藤井美菜)양을 위한 팬아트 입니다.
전기 드리퍼에 적정량의 물을 붓고
여과지를 깔고, 계량스푼으로,
적당히 그라인딩 된 원두를 넣는다.
정확한 추출공식에 따라
머신이 증기의 압력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원액을 희석하면
물론 입 안 가득 풍미가 넘치는
훌륭한 아메리카노가 되지만
-카페인 함량도 적지만!
구태여 내가 전기 드리퍼를 고집하는 이유란 것은
청소의 귀찮음 이라거나 아니면
지나친 그라인딩과 탬핑이 싫어서는 아니다.
요즘은 캡슐도 많으니까,
단지
커피의 농도를 정확하게 자신의 취향에 맞추기에
가장 훌륭한 수단이 바로 드리퍼가 아닌가 싶다.
아 물론 커피를 내리는 과정 중에,
실내에 가득 퍼지는 아로마도 일품 이다.
얽히고, 섥힌 등나무 넝쿨 사이로
햇빛이 고아하고 정순한 광휘의 조각이 되어
눈부시게 빛나는 연보랏빛 꽃잎 사이로
순결한 미소와 달콤한 입맞춤을
낮은 곳에서 인내하는 대지에게 선물할 때,
오후의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교정을 내려다보며
나는 엉뚱하게도 미 서부해안 서경 140도 근처의
태평양 연안의 에메랄드 같은 바다 속을 떠올려 보고는 하는 것이다.
고래가 처음 발견된 건 1989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NOAA의 수중 청음 장치에서다.
이후 1992년 미 해군이
주파수에서 이름을 따서 52라고 이름 지었다.
다른 녀석들이 12~25 헤르츠 음역대에서 서로 대화를 나눌 때
52는 51.75헤르츠 음역대에서 목소리를 낸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 52
어쩌면 "H.멜빌" 의 소설속의 모비딕처럼
거대한 순백의 모습일 수도 있고
아마존 유역의 홍차색 강물에 서식한다는 돌고래처럼
예쁘고 귀여운 분홍색의 작은 녀석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될 수 있으면 녀석이
크고 당당한 풍채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밑도 끝도 없이 사색에 잠기고는 하는 것이다.
방학을 맞아 텅 빈 교정으로 내려서서
아무도 없는 등나무 아래로 커피를 들고 자리를 옮겼다.
말없는 등나무에게
내 취향의 커피 향기를 전해주고 싶었다.
후각도 청각도 심장도 없는 등나무가
나를 위해 정감이 넘치는 사유 활동을 할리가 없음에도
나는 그저 전해주고 싶었다.
등나무 사이로 햇빛을 맞으며
아무도 없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외로움,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전달 할 수 없는 외로움
물론 나의 커피 향기는 지금 이 공간에 가득 퍼져있고
나의 모습은 찬란한 햇빛 아래 명명백백히 드러나 있지만.
등나무가 그것을 인식 할 수는 없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등나무는 분명히 '나' 라고 하는 개성을 인식한다.
그러나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은 지독한 외로움 이었다.
식물도 마음이 있고
아픔과 즐거움을 인식한다.
식물들은 초식동물을 인식하고 몸부림치며
가녀린 덩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지지대를 찾고
나무들은 벌목꾼의 발소리를 듣고 두려움을 느낀다.
지독한 페로몬을 내뿜어가며 서로 두려움을 공유한다.
하지만,
왜? 라는 이유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내가 끓인 커피향기에 담긴 마음을 이해하지도 못한다.
마치,
고래들이 52의 음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어슴푸레한 바닷속 말없는 해류의 움직임을 향해
52가 긴 세월 동안 발해 온 메아리 없는 외침처럼,
나는 단지
일방적으로 등나무에게 나의 마음을 전해줄 뿐이다.
어쩌면 등나무는 내가 끓인 커피 향기를
악취라고 느낄지도 모른다.
각자의 객체들 간에 취향은 다른 것이니까.
그저,
나는 전달하고 싶었다.
이곳은 상실과 낭만이 공존하는
잃어버린 아틀란티스의 바다.
52의 음성만큼이나 깊고 진한 향기가 유영하는,
등나무 아래의 미지의 공간을 부유하는 고결한 햇빛은
외로움이라는 수면을 투과하여
수심이 더욱 더 깊어질수록
그 밝기를 점차로 상실해 간다.
어디까지 침잠할 수 있을까?
너와 나의 세계라는 것은,
향기가 더 깊어진다.
*참고 기사 :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03/09/20150309005358.html?OutUrl=naver
가장 외로운 고래 52, 다른 고래와 '소통 불가'...이름 52인 이유는?
가장 외로운 고래가 52라는 특이한 이름을 갖고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외로운 고래가 52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이유는 52Hz,
정확하게는 51.75Hz 주파수로 나 홀로 노래를 하기 때문이다.
일반 고래는 12∼25Hz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이 고래는 52Hz 주파수를 가진다.
이에 다른 고래는 이해할 수 없는 주파수로 노래하기 때문에 가장 외로운 고래로 볼 수 있다.
고래가 처음 발견된 건 1989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NOAA의 수중 청음 장치에서다.
이후 1992년 미 해군이 주파수에서 이름을 따서 52라고 이름 지었다.
우즈홀해양연구소는 “이후 20년에 걸쳐 수중 청음 장치를 이용해 52를 추적해왔다”고 밝혔다.
처음 소리를 발견한 이후 여러 번 52Hz 목소리가 관측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52가 인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의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영화 제작자인 조시 제만(Josh Zeman)과 배우인 아드리언 그레니어( Adrian Grenier)가
52를 찾고자 '52 탐사 프로젝트'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펼치기 시작했다.
인터넷팀 이소은 기자 lse@segye.com
*고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주파수도 매우 다양합니다.
기사에서 다루는 주파수는 대형 고래의 주파수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아마 52의 목소리 형태가 분명히 대형고래의 종류와 유사성이 있을 것입니다.
*서경 140도 근처라는 자료는 다음에 링크를 걸어드릴 블로그에서 확인한 자료입니다.
http://sir_silver.blog.me/220295319350
우즈홀 해양연구소는 미 동부해안에 위치한 대서양과 면한 매사추세츠주에 소재하고 있으며
상기 블로그에서 확인되는 52의 이동경로는 서경 140도 근처의 미 서부 해안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藤(후지) 라는 한자는 등나무 등자입니다.
일본어로도 등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는 등나무의 꽃을 지칭할 때도 쓰입니다.
*화신(花信) 이란 일본어로 꽃이 필 때
혹은 꽃이 피어나는 시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꽃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등나무의 꽃말은 환영입니다.
*등나무 꽃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vixlee/70190172647
*등나무 꽃은 사실 5월에 피지만
작품 구성을 위한 편의상 계절을 무시하였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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