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花煎)
thomas flood 김선홍
2015년 12월 22일 作
2016年 '날개를 접는다면 우리는 아직 절망을 모르리' 수록작
연분홍빛 영산홍(映山紅) 꽃잎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휘날리는 봄바람은
여름날 굶주린 뱀이 똬리를 틀듯이
혹독했던 지난겨울의 계곡과 골짜기 사이를
마치 먹이를 채가는 듯 재빠르게 휘감아 돌고,
흩날리는 꽃잎 한 장, 한 장을
입술에 머금은 채 잘근 씹어 맛을 볼 때에
아직도 꽃샘추위가 휘몰아치는 영동지방의 산자락,
검은 토양에 뿌리를 내린 진달래꽃이
아침노을빛으로 물든 새벽녘, 차디찬 산바람에
햇살 따라 남몰래 흩뿌린 연모의 정을 알게 되어
붉게 타올라 뜨거워진 꽃잎의 물결 사이로
해가 뜨는 동해의 봄은 온통 화상을 입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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