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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바위 사막

모래시계(Sandglass)

 

모래시계(Sandglass)

슬픔의 바위사막 외전 제 24편(Abduction of the “Rock desert of sorrow” part. 24)

 

떠나가는 길 위에서

On the way we were

 

미련(未練)이란

 

익히지 아니한 것

익숙지 아니한 것

언제나 생소한 것

 

언제나 처음인 그것

 

이 세상에서 오로지 그것 만이

언제나 처음일 수가 있는 단 하나인 것

 

어째서

나를 향해 떨어지는 별똥별은 없나

 

오늘따라 유난히 밤하늘 가득하게

유성우 꽃망울 터지듯 만개하건만

 

화려히 빛나며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저 먼 하늘로 사라져 가는

수많은 타생지연(他生之緣)

 

우주의 모래시계가

좁고도 좁은 나의 운명이라는

시계 유리 속 황금빛 모래 소용돌이의 중심부 같은

협소한 작은 통로를 따라 힘겹게 흘려보내는 고운 금빛 모래 알갱이들

 

단지

너와 내가

한련초(旱蓮草) 잎사귀처럼

서로 가만히 마주보기를 바랐건만

 

안녕 내 스무 살의 추억

 

단 한 번도 뒤집힌 적 없이

한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이상한 모래시계를 보며

 

내 결심도 이처럼 한결같기를

내 사랑도 이처럼 한량없기를

 

흐르는 강물처럼

마르지 않고 한없이 흐르리라

 

돌고 도는 육도윤회(六道輪廻)의 수레바퀴 안에서

언제고 다시 만날 해후(邂逅)의 순간 있을 테니

 

삼세(三世)를 관통하여

내세(來世)의 타생지연에서

다음번 나를 향해 떨어지는 별똥별

마주 오는 운명의 모래알갱이 위에서

 

그저 한 번 마주보고 웃고 지나가면

그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