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Bus stop)
슬픔의 바위 사막 1편(Rock desert of sorrow Part 1)
어느 조용한 밤거리를 걷고 있어
가로등조차도 잠이든 깊은 밤
안개 속을 헤치며 나는 걸어갔어.
떠나온 날들을 생각하고 있었어.
나는 어느 거대한 잿무덤 위에 누워 잠들어있었지
소중하게, 소중하게 끌어안고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으려 꼬옥 쥐고 있었어,
하지만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어느 오후에 내린 빗줄기에
모두 씻겨 내려가 버려
나는 잠을 깨고야 말았어.
잠들어있던 동안 꾸었던 꿈들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다만
내 얼굴 가득히 눈물 자욱 따라
검은 잿가루가 묻어 있을 뿐
생각하는 동안 정류장에 다다랐어.
나는 이름 모를 버스에 올라
아무런 생각 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중이야
끝없이 흐르는 눈물이
그나마 얼굴에 묻어있던 잿가루 마저도,
조금씩, 조금씩 씻어내고 있어
손으로 움켜쥐려다
그만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고는
아이처럼 엉엉 울고 말았어.
지금 어디쯤을 가고 있는 지에는
도저히 신경 쓸 겨를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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