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동경(Pure and Thirst)
슬픔의 바위 사막 제 8편(Rock desert of sorrow part. 8)
원작 zhaphikel 2014.11.05 17:35 作.
2020年 Renewal. 作.
도시에는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어
그들은 서로를 믿으며 얼어붙은 태양의 횡포와
눈물 흘리지 못하는 자들의 폭력에 맞서 싸웠어
하지만 도시가 너무 커진 탓일까
어느덧 도시 내부에서도 다툼이 벌어지기 시작 했어
눈물 흘리지 않는 자들이 도시로 들어온 거야
많은 물건들을 도난당했어.
누군가 나서서 도시를 통치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했지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런 어려운 중임을 선뜻 떠맡으려 하지 않았어.
대신 그들은 손쉬운 방법을 선택 했지
마치 마녀사냥을 하듯이 아무나 표적을 삼아 몰아붙이기 시작한 거야
사람들에게 억지로 눈물을 강요하여 누구의 편인지를 가리려 하였지
일단 몰아붙여 놓고 누구 편이냐고
일단 선택부터 하라고,
그렇게 억지로
일단 종주먹을 들이밀기 시작했던 거야
울지 않는 자는 모두 적이라고
울 줄을 모르는 자들은 일단 무조건 적이라고
우리의 적은 눈물 흘리지 않는 자들이니
울지 못하는 너도 무조건 적이라고
어떻게 사람이
그 눈물 한 방울조차도 흘릴 줄을
정녕 모를 수가 있느냐고
일단 몰아붙여 놓고 본 거야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대응책이랄까
눈물 흘리지 못하는 자들을 찾아내기에 부족함은 없었어.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어.
사람들은 도시의 문을 닫아걸고
더 이상 인원을 수용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고심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어.
신은 바로 그 틈을 노렸던 거야.
혼란스러운 도시의 분위기를 뒤로하고
나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진귀한 눈물들을 찾아 탐험을 나섰어.
거대한 바위들의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어느 별이 빛나는 밤
나는 순수의 눈물과 동경의 눈물을 찾아내었어.
티 없이 맑은 순수함을 가진 누군가가 흘린 그 눈물은
누군가를 간절히 동경하는 마음을 가득 품고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어.
이것으로 장신구를 만들어야겠어.
분명히 아름다운 것들이 탄생할거야!
나는 이 황량하고 거대한 사막 속에서
그 작은 발견조차도 너무나 기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을 흘렸어.
나는 그 기쁨의 눈물도 조심스레 주워들어 바라보다가
그것으로 장신구에 어울리는 오밀조밀한 체인을 만들기로 마음먹었어.
아기자기한 체인 가닥에 작은 나뭇잎사귀들을 새겨 넣으면
그런다면 정말 아름답게 빛나게 될 거야
즐거운 상상을 하며 집에 돌아온 나는
누군가가 내 그리움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어.
나는 그자가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자들 중 하나라는 것을 직감했지
나는 분노의 망치를 거세게 부여잡고 적을 향해 휘둘렀어.
그때 당시에 나는 정말로 몰랐어.
그자가 나의 분노를 향해
내 그리움을 내던져버리고 도망칠 거라는 것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모든 것이 나의 우주를 관통하는 것만 같았던 찰나의 순간
그리움은 분노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어.
나는 그렇게 허무하게 부서져버린
조각조각 허공으로 비산하는 별자리들의 파편을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어.
인지의 모든 사고활동을 박탈당한 그 시간에
그자는 어디론가 도망가 버렸고
이미 부서진 별과 성좌의 파편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지
나는 울었어.
하지만 목이 메여 꺽꺽 거리는 와중에도 눈물은 흐르지 않았어.
아무리 눈물을 흘리려 해도 그것은 결코 나의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았어.
배설의 탈출구를 도저히 찾을 수 없이, 완벽하게 억눌려버린 깊은 슬픔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마침내 쓰려져야만 했어
나는 땅바닥을 구르며 고통에 신음하며 괴로워해야만 했어
그야말로 모든 것이 죽었어.
슐리셸부르크의 숲에서
수많았던 자유러시아 해방군들이,
백인 침략자들이 들이닥치기 직전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무수했던 마지막 빨간 사람들도,
너무나도 추운 그 남극의 대륙에서
서슬 퍼런 빙하의 밑에서 남극의 젖 과 같은
무량(無量)한 숫자의 크릴새우의 무리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었던
거대한 수많았던 고래들도,
그래 아직은 52 라는
어떤 미지(未知)의 고래 한 마리는
어쩌면 아직은,
홀로라도 살아있는지도 몰라
밤새 머리맡에 두고 잘 때
자기 몸집보다도 몇 배는 더 큰
노란 솜털이 보송보송하던 녀석과는 다르게
검은 머리칼이 잔뜩 붙어있는 내 크고 무거운 머리통의 옆으로
녀석이 잠들어있던 바구니에서부터
녀석에게는 너무 크고 검기만 한 내 머리통 옆까지
마치 징검다리처럼 점점이 물똥을 싸 놓으며 가만히 다가와
이미 잠이 들어있어서 정작 녀석에게는 완전히 무심했던
그럴 수밖에 없었던 내 검은 머리통과 함께 정말로 잠들 수도 있었던,
너무나도 귀여웠던 그 작은 아기 오리 한 마리도
밤의 계류장(繫留場) 한가득 밀려들었던
먼 곳에서부터 날아 들어온 그 많은 불빛들도,
아무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깊은 심연(深淵)과도 같은
대양(大洋)의 어느 푸르른 바닷물
햇빛조차 파도머리를 뚫지 못한
헤아릴 길 없이 아득한 물의 깊이에서
꿈결처럼 거대한 무리를 지어 헤엄치는
아름다운 은빛 물고기들의 무리들도
하늘 가득히 석양을 끼고 힘차게 비상(飛上)하면
무심한 호소(湖沼)의 차가운 수면(水面) 같은 심장(心臟)조차
단번에 두근거리게 할 수 있을 만큼의 마력(魔力)을 발휘하는,
측량(測量)할 수 없는 숫자의 철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를 때의
그 일망무애(一望无涯)하고 천양무궁(天壤無窮)한
아름다운 새들의 군상(群像)들도,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능(能)히 두근거리게 할 수 있었던
그 소중한 모든 것들이,
모두 히틀러의 긴 나이프의 밤 속에서
그 휘하의 돌격대들의 손길 아래
전부 죽어버리고 말았어,
마지막 하나 남아있던 나의 그리움도
바보 같은 나 자신의 실수로 인하여
그만 죽어버리고 말았어.
넋을 잃고 있는 동안
굉장히 많은 무엇인가가
나에 의해서 부서졌거나
타인에 의해서도 많은 것들이
안타깝게도 정말 부서지고 말았어.
그동안 사실 정말로 가장 많이 부서진 것은
바로 다름 아닌 나 자신 이었지
나의 마음 한 구석의 아주 작은 것들로부터
실제적인 삶의 유의미한 모든 것들이 말이야
그 속에서 그로 인하여 실제의 무언가가 아닌
내 속에서 무수히 많은 또 다른 나 자신들,
내 속의 나의 무형의 마음들이
모두 산산이 부서져 내렸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을 바닥에서 뒹굴었을까?
더 이상 괴로운 신음 소리조차도 토해내기 어려운 어느 시점에
나는 마치 무엇엔가 홀려버린 사람처럼
나 자신의 의지라고 보기 힘든 어떠한 의지의 개입으로
별안간 벌떡 일어나 멍하니 서 있었어,
나는 그냥,
더 이상 이성(理性)을 유지하기가 싫다는 생각이 들었어.
정신을 차려보니 순수와 동경을 다시 손에 들고 있었어.
그리고 타오르는 소망의 불꽃 속에
기쁨과 순수와 동경을 거칠게 집어던졌어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애초에 무슨 의도를 담고자 하였었는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에 담긴 의미와 의도는 무엇인지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 시간동안
아무것도 인지할 수조차 없었던 긴 시간동안
나는 순수와 동경을 그리고 기쁨을
내 몸을 휘어 감기에 충분한
거대한 구속의 사슬로 만들었어.
마지막 남은 순수와 동경의 눈물로는
기적적으로 되돌아온 이성을 바탕으로
간신히 예쁜 귀걸이를 만들 수 있었어.
마침내 순수와 동경을 양 귓불에 피를 튀기며 쑤셔 박고
거대한 구속의 사슬이 되어버린 기쁨으로 나를 묶어버리자
그 모든 아름다운 추억들로 철저하게 구속되어버린
피그말리온의 상아조각상 같은 나의 보석의 입가에서
그제야 비로소 토해내듯 울음이 비어져 나온 거야
나는 선채로 그대로 눈물이 되었던 것 같아
내 기억에는 분명히 나 자신이 통째로 보석이 되어
눈물 없는 울음을 계속해서 입으로 토해내었던 것 같아
오롯이 소리로만 울음을 토해내는 보석이 되었던 것 같아.
내 발치에는
빛나던 그리움의 파편들이 흩어져 있었고
하늘에서는 먹장구름들이 몰려오기 시작 했어.
구름들이 얼어붙은 태양을 완전히 가리자
끝없는 비가 내려 보석의 어깨를 적셨던 것 같아.
술을 마실 때,
하늘이 흘린 눈물들을 먹고 자라난 곡식들로 빚은
그 술을 마실 때,
무수한 빗방울들이 나에게 들려주었던 많은 소리들 사이로
나의 그리움의 파편들이
빗속에 잠식되어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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