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Chocolate)
슬픔의 바위 사막 제 12편(Rock desert of sorrow part. 12)
꿈의 너머로
여행은 끝없이 이어지고
헬리오스(Helios)와 셀레네(Selene)의 도움을 받으며
세상이라는 책갈피 사이를 누빈다.
이 마을은 빈 페이지야
저 대륙도 마찬가지고
한 장을 더 넘겨보자
어디에 있을까?
어떻게 가야 할까?
왜 아무도 없을까?
철판위로 미끄러지는 칼날이 내지르는 것 같은
소름끼치는 소리가 마녀를 따라다니며
그림자와 그림자 사이를 오가며
그녀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차분하게 속삭여준다
진정하라고,
대륙을 가로지르고
대양을 건너서,
마침내 하늘 위로 올라
사람 사는 세상을 찾아서
구름사이로 하계를 내려다 봐
그녀는 진작에 큐피트의 화살에 맞은 거라고
잠의 요정 샌드맨(Sandman)이 셀레네에게 너스레를 떨지 않겠어?
글쎄 과연 그것은 사실일까?
너에게 아주 달콤한 초콜릿을 줄게
한 번 그 맛을 평가해 주지 않을래?
생살에 칼을 대면 피가 흐르기 마련이지
가슴을 베어내 그 싱싱한 살로 달콤한 쵸콜릿을 만들었어.
붉은 액체가 흘러내리는 가슴에서 피비린내가 나
그 피비린내를 감추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보다 못한 셀레네와 헬리오스가
오랜 세월동안 천공이라는 드넓은 공간을 가로지르며 본 것들을
마녀에게 조곤조곤 이야기 해 주었어.
한 순간도 함께 있어본 적 없던 두 존재와 함께
낮과 밤을 각각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가로지르며
그 낮과 밤의 숫자만큼이나 기나긴 이야기를 들었어.
세헤라자데(Scheherazade)의 천일야화(千一夜話)보다도
훨씬 더 길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마녀는 이미 지나왔던 그리고 비어 있었던
수많은 페이지들에 남겨진 사람들의 발자취 속에서
떠나버린 사람들과 버려진 사람들의 외로움들을 읽을 수 있었어.
사랑했지만 사랑을 거절당한 무수한 이야기들을 들었어.
사랑하는데도 사랑을 보지 못하고 허상을 좆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누군가를 사랑 할 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어.
마녀는 기나긴 이야기들을 들으며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어.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이야기 해주도록 할게
반드시 그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는 사람이 있어.
반드시 그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어.
그때 너희들은 모든 것을 알게 될 거야.
마침내 마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내었어.
그녀는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와서
황혼이 머무는 첨탑과 지붕의 협곡 사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도시로 들어섰어.
*천일야화(千一夜話)
원 제목은 Alf laylah wa laylah 라고 합니다.
독음은 ‘알프 라일라 와 라일라’ 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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